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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中 하이브리드 수입 제한 검토…세이프가드 원산지 구분 없어
현대차·기아 유럽 하브 비중 20%↑…한국산 싼타페·쏘렌토 영향권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생산한 차량들이 지난 4월 중국 장쑤성 연안도시 례윈강의 항구 부두에서 자동차운반선에 선적되기 전 주차된 모습.2024.04.25.ⓒ 로이터=뉴스1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생산한 차량들이 지난 4월 중국 장쑤성 연안도시 례윈강의 항구 부두에서 자동차운반선에 선적되기 전 주차된 모습.2024.04.25.ⓒ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도 원칙적으로 수입 원산지를 가리지 않는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 방식으로 시행되면 한국산 하이브리드차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는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20% 이상을 하이브리드차로 채우고 있다.현지 생산하는 투싼·스포티지와 달리 국내에서 수출하는 코나·싼타페·니로·쏘렌토 등은 규제 범위에 따라 판매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11일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 급증에 대응해 한시적 세이프가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중국이 EU의 수출 자율 제한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한 후속 대응이다.세이프가드를 설정해 허용 물량을 넘는 수입분에 높은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국자들을 인용해 최근 EU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 허용 물량을 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 규모의 15%로 잡고 중국에 수출 자율 제한을 요구했지만,중국이 거부해 이에 준하는 세이프가드 시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U가 수입 제한에 나서는 건 중국 업체들이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유럽 자동차 시장을 침공하고 있어서다.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유럽 신차 시장 내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11.7%로 지난해 동월 대비 5.9%포인트(p) 상승했다.같은 기간 유럽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차(HEV·PHEV) 중 중국 브랜드 비중은 15.4%p 오른 25.5%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8월 유럽 순수 전기차(BEV) 시장 내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14.8%로 전년 동월 대비 3.7%p 상승하는 데 그쳤다.이는 중국산 BEV와 하이브리드차의 관세율 차이에 기인한다.EU는 2024년 10월부터 중국산 BEV에 업체별로 최소 17%(BYD)에서 최대 35%(SAIC)에 달하는 상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수입차 기본 10% 관세에 합산되는 구조라 중국산 BEV는 최대 45%의 관세 폭탄을 맞는다.

이와 달리 중국산 하이브리드차는 10%의 수입차 기본 관세만 적용된다.이에 BEV 수출에 집중했던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EU의 고율 관세를 우회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수출로 눈을 돌렸고,이는 유럽 내 중국 하이브리드차 급증으로 이어졌다.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 전문연구원은 "BEV 상계관세 부과에도 지난해 유럽의 대중국 자동차 무역수지가 적자 전환하자 하이브리드차 규제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분석했다.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 급증으로 역내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거나 그럴 우려가 있을 때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 제한으로 일시 보호하는 조치다.상대국의 보조금 지급과 그 규모를 입증해야 하는 상계 관세와 달리 수입 증가에 따른 자국 산업의 피해만 입증하면 돼 발동 요건이 비교적 간단하다.실제로 EU는 중국산 BEV 상계 관세를 시행하기 위해 2023년 10월부터 1년간 관련 보조금 실태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문제는 세이프가드가 시행될 경우 중국 외 국가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세이프가드는 원칙적으로 수입 원산지와 관계없이 적용되기 때문이다.중국을 견제하려던 조치가 한국산 차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다.FT도 EU가 세이프가드를 시행하면 한국·일본·영국 등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이들 국가는 과거 대(對)EU 수출 실적에 따라 수출 할당량(쿼터)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기아의 유럽 판매에서 하이브리드(HEV·PHEV) 비중은 20%를 웃돌아 전체 신차 파워트레인 중 내연기관(ICE)에 이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각 사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차의 유럽 도매 판매 중 일반 하이브리드(HEV)는 25.5%,영 블랙잭 8화 자막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4.7%로 합계 30.2%였다.기아의 서유럽 소매 판매에서는 HEV 19.7%,PHEV 2.5%로 합계 22.2%를 차지했다.

현대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의 HEV·PHEV는 각각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생산한다.반면 현대차 코나·싼타페와 기아 니로·쏘렌토의 HEV·PHEV는 한국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된다.해당 차종이 과거 수출 실적에 맞춰 쿼터를 배정받더라도 판매 확대에는 제약이 생긴다.유럽 수요가 늘어도 배정 물량을 초과하면 추가 관세를 내거나 수출량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세이프가드가 시행되면 한국산 하이브리드(HEV·PHEV) 차종은 유럽 현지 생산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최재희 전문연구원은 "EU의 의사 결정 체계 안에서 중국에 대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세이프가드가 실제 시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BEV 상계관세와 달리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우리 통상 당국과 자동차 기업들은 유럽과 중국의 무역 협상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대자동차 중형 SUV '싼타페'의 모습.(현대차·기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2026.2.6 ⓒ 뉴스1
현대자동차 중형 SUV '싼타페'의 모습.(현대차·기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2026.2.6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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