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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 수집 증거’딜레마]
<上> 부패 범죄 수사 최대 복병

경찰 광역범죄수사대가 압수품을 들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경찰 광역범죄수사대가 압수품을 들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한 은행 임직원 7명은 명절마다 건설사에서 백화점 상품권과 골프·술 접대 등 수천만 원어치를 받은 혐의로 2024년 기소됐다.검찰은 건설사 직원 다이어리와 PC에 있던 3년 치‘명절 선물 명단’과 룸살롱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법원에 증거로 냈다.건설사 대표도 재판에서 금품 로비를 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1·2심은 모두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검찰이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검찰은 2023년 10월 이 건설사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잡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다가 선물 명단 등을 발견했다.검찰은 한 달 뒤 추가로 영장을 받아 건설사 직원의 다이어리 등을 압수했다.배임 혐의를 수사하다 금품 공여 혐의를 추가한 것이다.이에 대해 법원은 “검찰이 애초에 받은 비자금 관련 압수수색 영장과 상관없는 금품 공여 혐의를 발견했다면,영국 최고의 카지노 사이트즉시 수색을 멈추고 별도로 영장을 받아야 했다”고 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대부분 드러났는데도,위법한 증거 수집이 문제가 돼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2일 본지가 법률 데이터 기업‘엘박스’를 통해 형사 사건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위법 수집 증거 때문에 무죄가 선고된 판결은 2015년 10건에서 2020년 22건,2025년 41건으로 10년 사이 4배로 늘었다.이 중 휴대전화·PC 등의 전자 정보가 위법 수집 증거로 판단된 경우는 2015년 1건(10%),2020년 11건(50%),2025년 33건(80%)으로 증가했다.

법조계에선 “수사기관이 적법 절차를 지켰는지가 문제가 돼 실체적 진실이 덮이는 딜레마가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삼을 수 없다.다만 증거 수집 적법성에 대한 법원 판단이 갈수록 엄격해지면서 범죄자들이 빠져나가는 구멍이 열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최근 형사 법정에서는 실체 규명보다‘위법 수집 증거’문제가 유무죄를 가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휴대전화나 PC 등이 범죄 수사의 주요 증거가 되면서,우노 온라인 poki피고인들이 너도나도 증거 수집 과정이 위법했다고 문제 삼고 있다.

위법 수집 증거가 재판에서 문제가 되는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①수사기관이 수사 도중 발견한 다른 범죄의 증거를 별도의 영장 없이 확보한 경우,②이런 증거를 기반으로 진술이나 자백을 받아낸 경우,온라인 카지노 후기 슬롯보증③압수수색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참여 기회를 주지 않은 경우 등이다.

검찰이 영장 없이 별건 수사를 해 무죄가 선고된 대표적인 사건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돈봉투 살포 사건’이다.검찰은 2022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지낸 이정근씨의 금품 수수 사건을 수사하다가,그가 제출한 휴대전화에서 녹음 파일을 여러개 발견했다.2021년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송영길 의원 측근들이 돈봉투 살포를 논의한 내용이 담긴 파일이었다.검찰은 이를 증거로 삼아 송 의원 등 7명을 기소했다.

그런데 법원은 검찰이 애초 수사한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수사를 했다며 이씨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추가 녹음파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검찰이 “이씨가 스스로 휴대전화를 제출했고,다른 수사에 사용하는 것을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그 결과 송 의원 등은 무죄가 확정됐다.

이런 가운데 동료 의원에게 뿌리기 위해 송 의원 측 인사들에게 돈봉투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해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를 받았던 윤관석 전 의원은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다만 윤 전 의원은 돈봉투 살포 혐의로 추가 기소됐을 때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주장해 지난 2월 무죄를 받았다.법조계에선 “같은 증거를 두고 재판마다 다른 판단이 나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수사 기관이 위법하게 확보한 증거가 당사자 자백 등 후속 증거로 이어진 경우도 재판에서 문제가 된다.과거엔 수사 기관이 법원에서 발부받은 적법한 압수수색 영장 없이 확보한 녹음 등이 증거로 인정받지 못해도 범행에 가담한 사람이 자백하면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가 적잖았다.하지만 최근 들어 법원은 이런 후속 증거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 노웅래 전 의원의 뇌물 사건에서도 위법 증거 수집이 문제가 돼 당사자 자백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다.검찰은 이정근씨에게 불법 정치 자금을 건넨 혐의로 한 사업가를 수사하다가 그의 배우자 A 씨 휴대전화에서 노 전 의원에게 수천만원의 정치 자금이 전달된 정황을 발견해 노 전 의원 등을 기소했다.A씨는 노 전 의원 재판에서 “돈을 준 증거가 모두 확보돼 있기 때문에 도저히 숨길 수가 없어서 자백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8월 “A씨 진술은 검찰이 위법하게 얻은 녹음을 들이밀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진술”이라며 노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당시 한 법조계 인사는 “수사 절차도 중요하지만,영화 포커 나이트이미 밝혀진 범죄조차 놓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법원은 수사 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때 피의자 등 당사자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했는지도 따진다.2024년 7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 경무관 사건이 그런 경우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김 경무관에게 금품을 건넨 B씨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B씨나 그의 변호인에게 알리지 않고 휴대전화를 복제한 뒤,뒤늦게 변호인에게 포렌식 과정에 참여할지를 물었다.이와 관련해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공수처의 (증거 수집) 절차 위반 행위는 경미하다”며 증거 능력을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경미한 절차 위반을 문제삼아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범죄 실체를 밝혀 책임을 묻는 형사 재판 취지에 어긋난다는 판단이었다.하지만 2심은 지난 8월 “공수처가 압수수색 참여권을 침해했다”며 김 경무관 딸의 학원비 1300만원을 사업가에게 대납시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수사 기관의 위법한 증거 수집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범죄를 규명하겠다며 국민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한 법원 관계자는 ”판사들이 위법 증거 수집 등 수사 절차가 적법한지 엄격하게 따지는 분위기“라며 ”그러다보니 피고인 측이 수사 절차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고 했다.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2018~2019년 사법 행정권 남용 사건 때 판사들이 검찰 조사를 직접 받아본 뒤로,수사 절차 준수에 더 엄격해진 측면도 있다”고 했다.

수사 기관들은 증거 수집이 위법한지를 판단할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는 증거 수집 절차와 관련해‘위법한 증거는 쓸 수 없다’는 원칙만 규정돼 있다”며 “사안마다 달라지는 판례가 기준이 되다 보니 수사 기관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수사 기관에선 법원이 증거 수집의 적법성을 엄격하게 따지면서 수사가 지연돼 증거 수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2일부터는 검사는 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를 주도한다.한 법조인은 “법률 전문가인 검사들이 수사한 사건도 위법 증거 수집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형사 재판에서 위법 증거 수집 문제가 더 논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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