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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주말]
3줄 요약
ㆍ남 모르게 '마지막 계획' 실행하는 70대 ㆍ중증 질환 보유 시 75~80세 생사 변곡점 ㆍ사랑하는 이들과 영적 주파수 맞춰 교감
경기도 분당 메모리얼파크.묘원을 찾은 이들이 떠나간 이들을 추모하고 있다./고혜련 제공 #“오랜만이요.잘 지냈지?나 이사 간다고 전화했어.” 70대 후반의 한 선배가 10년 만에 전화했길래 반겼더니 한 대답이다.“아 네,좋은 데로 이사 가시군요.어디로 가세요?” “응,그건 일단 이사한 후 알려줄게.” 좀 이상했지만 불현듯 생각나 전화한 거겠지 했다.얼마 후 그가 이사한 곳은‘저세상’이었다.그런 전화를 받았던 상당수가 나중에 부고를 접한 후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말년에 후두암을 앓았던 한 지인,마지막까지 격월 정기 모임에 참석하면서도 끝내 자신의 병세를 모르는 체했다.“감기가 얼른 낫지 않아 목소리가 탁하다”를 한동안 반복했다.그리고는 어느 날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났다.
가을이 서늘하게 깊어간다.어김없는 세월에 쫓겨,불현듯 떠나간 이들이 자꾸 떠오르는 계절이다.
#동창회 활동에 열심이던 또래 친구.몇 달 동안 얼굴이 보이지 않아 “집안일이 바쁘구나!” 했다.근황 확인차 연락 담당이 통화를 시도했더니 “아,어제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주위에 연락하려고 휴대폰을 뒤졌더니 지인들 연락처를 모두 삭제하셨네요.” 어머니 전화기를 갖고 있던 아들의 대답이었다.
#지난 30여 년간 머나먼 타지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70대 독신 여성은 타계 몇 개월 전 한국에 돌아와 오래전‘절친’에게 여생을 맡겼다.옛 추억이 서린 곳곳을 함께 여행하고 장례·묘지까지 부탁한 후 비용을 남기고 떠났다.친인척에겐 알리지 않았다.
모두 70대 중후반 사람들 얘기다.작고 얼마 전까지‘마지막 계획’을 실행했던 이들은 “병세를 알려봐야 남들의 화젯거리로 회자되는 게 싫다”고 했다는 게 공통점이다.병든 자의 뼈아픈 고통과 슬픔에 어떤 위로도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해가 갈수록 단절과 고립이 깊어가고 고독사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요즘 세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죽음에는 순서가 없다는 듯 각급 동창회·사우회·교회·친목 모임 등 수많은 이름이 올라 있는 단톡방에는 예기치 못한 부고가 종종 올라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한 명문고 동문회는 75세인 졸업생 480명 중 사망한 90여 명의 동기생 명단을 줄줄이 새긴 화면을 비추면서 추모식을 가져 동기생들을 경악케 했다‘백세 시대’라더니 이게 웬일이냐며.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 80.8세,여자 86.6세(국가데이터처 작년 12월 자료)다.보통 질병이 없을 시 기대수명이 87~90세이지만 고혈압·고지혈 등 경증 1개면 85~87세,만성 질환 2개 이상은 80~83세,중증 질환 보유 시 75~80세라니 대충 맞는 듯하다.70대 중반이면 다들 질병 한두 개는 안고 사니,생사 변곡점의 시기로도 불린다.
“가는 순서는 아무도 모른다”의 증표들인 거다.양가 부모 네 분과 불과 얼마 전까지 줄줄이 작별한 70대 또래들은 향후 20년 후에나 이런 일이 닥칠 거라 했다며 황당해한다.지인들이 떠나며 남긴 아픔과 충격은 남겨진 이들이 지난 삶과 관계들을 떠올리며 죽음과 마주할 때 자신의 처지를 상상하게 만든다.
인류의 생사가 줄기차게 반복돼 온 이 광막한 세상,
잭팟 블락 비 가사하필 동(同)시대,
온라인카지노사이트추천 윈같은 나라에서 태어나 사별 직전 함께 영혼을 얼싸안는 사이가 된다는 건 기적이다.죽음을 직면한 누군가의 처절한 두려움을 감싸며 잔잔한 위안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또 누군가의 품에서 천상의 재회를 꿈꾸며 평안한 미소로 떠나게 하는 단 한 사람만이라도 곁에 둔다면 그 인생 축복인 거다.진심이면 통한다지만 복잡다단한 서로의 심연이 어찌 합일의 접점을 이룰지 막막하다.누구든 그런 존재와 함께할 때 작별을 순리로 여기며 안식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을 듯하다.
세상을 일찍 떠난 한 천재 기업인이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만이 삶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한 말이 떠오른다.이 가을,수시로 찾아드는 공허함과 두려움을 잠재우는 건 부귀(富貴)가 아니요,사랑하는 이들과‘영적 주파수’를 맞춰 교감할 때만 가능한 게 인간의 천성이란 얘기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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