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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000만이 훌쩍 넘는 중국 서부의 거점 도시이자,세계 각국에서‘판다의 도시’로 유명한 중국 청두.직접 눈으로 확인한 청두는 역사적 인물들의 흔적과 인공지능(AI) 기술의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었다.또한‘슬로우 라이프’로 불리는 느린 삶의 미학과 최첨단‘하이테크 도시’를 향한 열망이 뒤섞여 색다른 매력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무후사에는 제갈공명의 삼국 통일 출사표 원문과 삼국지 관련 그림,촉나라 문관과 무관들의 동상들,그리고 약 1800년 전 세상을 떠난 제갈공명의 동상이 배치돼 있었다.그의 동상은 그리 아름답거나 정교하지는 않았다.하지만 제갈공명 동상 앞에서는 많은 이들이 줄지어 향을 피우며 참배했다.유비의 묘 앞에도 꽃을 가져다 두며 참배하는 이들이 많았다.그들의 표정에서 역사적 인물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청두의 AI 시험장인 하이테크 존에는 쭉쭉 뻗은 도로와 강을 끼고 각양 각색의 고층 빌딩이 솟아 있어 마치 한국의 송도신도시 같은 느낌을 줬다.도로와 기반 시설이 잘 정리된 만큼,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각종 AI 기술을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로 쓰기에 용이해 보였다.
여행자가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하이테크존의 자오쯔대로(Jiaozi Avenue)다.이곳에는 중국 서부 최초의 로봇 거리 구역이 조성됐는데,곳곳에서 다양한 로봇과 첨단 기술을 접할 수 있다.별 생각 없이 걷다가도 길거리에서 교통정리와 순찰을 하는 휴머노이드,아파트 단지에서 음식을 배달 중인 배송 로봇,길거리 청소 로봇을 만날지 모른다는 것이다.특히 지난 7월 10일에는 스마트 로봇 플래그십 매장이 문을 열어서 직접 판매용 로봇을 모아둔 곳을 찾아가는 일도 가능해졌다.
운이 좋지 않아 하이테크 존에서 아주 신기한 로봇을 보지 못했다고 해도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자오쯔대로를 끝에는 하이테크 존의 랜드마크‘톈푸 트윈 타워’가 있기 때문이다.약 220m 높이의 쌍둥이 초고층 빌딩은 외벽 전체가 거대한 LED 스크린으로 이뤄져 있어 밤마다 화려한 영상을 선보인다.시시각각 달라지는 트윈 타워는 여행객들에게 기념사진 배경으로 인기 만점이다.
이번 일정의 숙소로 정한‘래디슨 컬렉션 호텔 하이테크존 청두’는 하이테크 존 한복판 윈두안 타워에 있다.세계 최대 수준의 중국 국영 호텔 기업인 진장 인터내셔널이 래디슨호텔그룹과 손잡고 중국 서남부에 지난 7월 처음 선보인 그룹 최상위 브랜드 호텔이다.호텔은 타워의 31층부터 46층까지를 쓴다.객실이 고층인 만큼 도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진장강과 고층 빌딩의 조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객실 창은 도시 전망을 더욱 멋지게 볼 수 있게 돕는다.
청두 도심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대중교통 이용은 편한 위치다.지하철 톈푸5가역까지 걸어서 1~2분이면 갈 수 있다.AI와 게임 기업이 집중돼 있는 톈푸소프트웨어파크가 도보권에 있다.
멀리가지 않고 하이테크 존 안에서도 슬로우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다.톄샹쓰 거리는 하이테크 존에 있는 명소다.명나라 때 지어진‘톄샹쓰(철상사)’와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고대 하천‘샤오자허’를 끼고 전통과 현대 문화가 어우러지도록 구성됐다.전통적인 쓰촨성 스타일 건축과 인공 운하,버드나무,작은 다리가 트렌디한 가게들과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카드 게임을 하거나 귀를 청소하던 현지인들은 공연이 시작되자,잠깐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고개를 돌려 공연을 즐겼다.그러다 이내 자리에 앉아 천천히 시간을 보냈다.정신없이 공연을 보고 차를 마시고 나니 한참을 앉았다가 일어난 것 같았는데,주변에 앉아 있던 현지사람 중 자리를 뜬 이들은 거의 없었다.청두 사람들이 찻집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는 걸 쉽게 체감할 수 있었다.한편으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한편으로는 가장 여유가 넘치는 청두의 두 매력이 강하게 인상에 남는 순간이었다.
청두(중국)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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